My Star JK

다음 날, 눈을 뜬 태형은 제 허리춤을 감고 있는 묵직한 팔, 일정한 속도로 고르게 퍼지는 숨결과 코끝에 스며드는 체향으로 자신이 지금 정국의 품에 안겨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태형은 조심히 고개를 들었다. 그 순간, 정국의 입술이 눈에 들어오면서 지난밤에 있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친구 말고 다른 거 하고 싶어.’ 사람과 사람 사이엔 다양한 관...

오케이. 굿. 고생했어. 역시 전정국.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탓에 녹음이 길어지면 어쩌나 했지만 역시는 역시였다. 다행히 한 번에 끝낸 정국은 녹음 부스에서 나오자마자 소파에 앉아 다른 멤버가 녹음하는 걸 지켜보았다. 그러면서도 손에 쥔 핸드폰을 놓지 못했다. “어? 왔다!” 갑자기 벌떡 일어나며 정국이 하는 말에 녹음실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쏠렸다. ...

[잘 들어갔어?] 샤워를 하고 나온 태형은 젖은 머리칼을 마른 타월로 탈탈 털어내며 침대에 대충 던져두었던 핸드폰을 집어 들며 걸터앉았다. 샤워하는 사이에 온 정국의 메시지를 확인한 태형은 침대에 털썩 드러누우며 말려 올라가는 입꼬리를 단속하기 위해 입술을 말아 물고 답장을 보냈다. [응. 너는?] 흐흥- 어떡해. 정국이랑 메시지를 주고받는 사이가 되다니....

태형은 순간 제 귀를 의심하며 제 앞으로 정국이 내민 핸드폰과 정국을 쳐다보다가 떨리는 손으로 핸드폰을 받아들었다. 또 다시 찾아온 기회를 제 발로 차버리는 바보 같은 짓은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떨리는 마음에 손가락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아 고작 11자리 숫자를 누르는데 한참이 걸렸다. “여, 여기.” 핸드폰을 건네주자 정국이 통화버튼을 눌렀는지 주머니 ...

“아이, 진짜! 별 말 안 했다니까!” “거짓말 마. 별 말 안 했는데 그렇게 오래 대화를 했다고?” “못 믿겠으면 직접 확인해보던가!” “…….” “설마……. 몰라?” 와……. 전정국, 아직도 애기네. 애기. 번호도 못 따고 뭐 했냐. 어? 우리 정구기 아직도 낯가려요? 오구오구- 가느다란 긴 손가락이 턱밑을 살살 간질였다. 그에 약이 빠짝 오른 정국은 ...

정국은 스타일링을 받으며 스타일리스트 누나를 따라 분주하게 움직이는 태형을 거울을 통해 눈으로 좇았다. 말 한마디 제대로 해 본 적 없었고, 시간도 꽤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저를 기억하고 있었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훤히 드러나는 얼굴과 행동들을 보면서 금방 친해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가진 상태에서 ‘그럼 이참에 친해져 봐.’라는 스타일리스트 누나의...

“으음…….” 잠결에 뒤척거리던 태형은 이불을 감촉이 평소와는 다르게 포근하다는 생각을 하며 이불속을 파고들다 눈을 번쩍 뜨며 몸을 일으켰다. 뭐, 뭐야. 여기 어디야. 난 분명 대기실에서……. 멍하니 앉아 주변을 둘러보면서 이곳이 어디인지 추측하려 했지만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덮고 있던 이불을 걷어내며 침대 아래로 발을 내려 일어난 태형은 걸음을 옮...

스타일리스트가 태형을 부르는 순간 정국도 뒤를 돌아보았다가 멍하니 서 있는 태형을 보고는 재빨리 옷을 입었다. 여러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옷을 갈아입는 일은 익숙한 정국이었다. 스태프 대부분이 오랜 기간 동안 함께 일을 해왔던 사람들이었고, 공연을 할 때면 VCR이나 다른 멤버들이 개인 무대를 할 동안 메이크업을 수정하고 의상도 갈아입어야 했기에 스태프들 ...

밤새 포트폴리오 준비를 하다 밀려오는 졸음에 잠깐 눈 좀 붙일 생각으로 잠든 지 겨우 세 시간가량 지났을 무렵이었다. 잠결에 들려오는 벨 소리가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도 되지 않았다. 눈도 못 뜬 채 침대 시트 위를 더듬으며 핸드폰을 찾아 무거운 눈꺼풀을 겨우 들어 올려 발신인을 확인한 뒤 전화를 받았다. “선배, 급한 거 아니면…….” “급해. 완전 비상이...